주저리/미국-한국 잘 살기

NBCMI KOR 미국 영한 의료통역사 구술 시험 후기

omnibux 2024. 11. 2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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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미국 쪽 의료통역 자격증인 CMI-KOREAN 구술시험을 끝낸 후기이다. 참고로 나는 통번역 전문교육은 따로 받지는 않았고 의료계 비전공자이다. 한 5년 전부터 통번역 부업을 소소하게 하다가, 작년에 의료 통번역 능력을 키우고 싶어서 올해 2월 정도부터 의료통역사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다. 이 시험은 미국 NBCMI 단체에서 주관하는 시험인데, 한국에서 온라인으로 내 컴퓨터로 필기 및 구술시험을 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원래 7월 초에 필기 시험에 합격하고, 9월쯤 리모트로 구술시험을 보려고 했는데, NBCMI가 9월경 시험을 업데이트하느라 시험을 볼 수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주에 시험을 볼 수 있다고 이메일이 와서 시험을 보겠다고 의사를 표시하니, 내 이메일과 어떤 비밀번호를 써서 시험 예약 링크로 가서 로그인해서 시험 스케줄을 잡을 수 있게 해 줬다. 그 링크를 타고 가서 시험 볼 수 있는 시간대 중에서 가장 빠른 날인 오늘 저녁에 시험 보겠다고 예약을 하고 시험료를 납부했다. 그랬더니 테스트 어드미션 이메일이 왔다. 전에는 다른 시험 시행기관을 썼는데, 이번에 시험을 업데이트하면서 시험 시행 및 감독기관을 Prometric으로 옮겼다. 덕분에 시험 등록 및 진행하느라 몇 번 버벅거렸다. 일단 나는 온라인 시험용으로 쓰는 아무런 프로그램이 안 깔려 있는 노트북을 사용한다. 며칠 전에 시험을 보는 ProProctor라는 앱을 컴퓨터에 다운로드하였는데 로그인해서 시스템 체크 하려고 시험 컨퍼메이션 넘버와 내 성을 넣었는데, 내 컴퓨터 버추얼 머신에서 내에서 로그인이 안 된다고 튕기는 것이다. 챗박스로 커스터머 서비스와 이야기를 했더니 컴퓨터에 다른 사용자(user)를 더하고, 다른 사용자로 로그인해서 프로프록터를 다운로드하여 실행시키고 로그인해 보란다. 다행히 로그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내 일인 사무실 방에 온갖 잡동사니는 천으로 가리고 나와 있는 물건은 책상과 컴퓨터, 신분증, 연필 2개, 에이포 세장, 어드미션 레터 프린트한 것, 익스텐션, 노트북, 이어폰만 남겼다. 그것들만 시험에 허용되었기 때문이다. 예약된 시험은 오후 8시 15분이었는데, 나는 혹시 몰라서 7시 30분쯤 프로프록터에 접속해서 시험 전 체크를 했다. 다른 물건은 괜찮은데 시험 어드미션 레터는 시험 전 감독관이 치우라고 해서 멀리 떨어진 곳에 뒀다. 그리고 시험을 보려고 했는데, owl test management system이 proproctor 안에 뜨면서 user name과 passcode를 쓰란다. 이게 뭔지 몰라서 처음 두 번은 시큐리티 체크만 하다가 프로그램을 꺼야 했다. 프로프록터 프로그램을 끄고 버벅되다가 드디어 유저 네임은 내 이메일 주소고, 패스코드는 내가 시험 스케줄 잡을 때 로그인할 때 썼던 패스코드인 걸 알게 되어서, 여권 뒷장에다가 작게 연필로 적어두고 다시 ProProctor를 켜서 로그인하고(컨퍼메이션 넘버, 내 성을 입력해야 함), 다시 시큐리티 체크하고, 내 유저네임과 패스코드로 owl test management system에 로그인해서 시험을 봤다. 시험 내용은 기밀이니까 생략하고, 그냥 정신없이 시험 봤다. 시험을 마치고 컴퓨터를 끈 후, 꺼둔 핸드폰을 키니 벌써 밤 10시! 시험은 45분이 소요된다는데 나는 거의 한 시간이 걸린 것이다. 한 가지 팁을 남기자면 나는 한국어가 모국어다 보니까 최대한 한영 통역에서 많이 득점해야 할 것 같다. 영한 통역은 중간에 말을 놓치거나 못 알아들은 부분도 있고, 심지어 내 노트테이킹조차 다 못 알아보아서 점수가 걱정된다. 그래서 노트테이킹 스킬 연습도 좀 더 하면 좋겠다. 사이트 트랜슬레이션은 한국에서 나온 의료통역사 양성과정 교재를 이용하여 최대한 많이 연습하면 고득점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공부 범위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의료통역사양성과정 교재에서 의료 영어를 학습하는 나오는 부분으로 충분해서(이미 공부할 양 많음!) 단어를 죽어라 외우고 모든 내용은 최소 한 번씩은 보고 연습하면 충분할 것 같다.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영어 리스닝이 관건인데, 유튜브를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연습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 제발 70점 이상 받아서 구술시험에 합격했으면 좋겠다. 나는 이 시험을 위한 등록비, 시험 응시비, 40시간 의무 교육비로 700불 정도 썼다. 다행히 올해 의료통역 관련한 일로 시험에 쓴 돈보다 많은 돈을 벌었으니 후회는 안 한다. 그리고 이전보다 의학적 지식이 아주 많아지고 관련 영어공부도 많이 했으니, 내가 미국에 가서 돈 벌어야 하면, 단기로 학위 딸 수 있는 간호대에 가서 공부하기 좀 수월할 것 같다.

출처: NBCMI 홈페이지, 2023 Annual Report

NBCMI 2023년 리포트를 보니 작년에 한국어 통역사 자격증 시험에 최종 합격 사람은 단 4명으로 필기시험 합격자 대비 12퍼센트의 매우 낮은 합격률을 보였다. 이 단체에서 시험보는 언어(베트남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광동어, 중국 보통화, 한국어) 중에서 가장 낮은 것이다. 그 전 년도에서는 30-40프로는 되었는데 왜 갑자기 합격률이 낮아졌는지 모르겠다. NBCMI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한국어 통역사 자격증을 발급해준 사람 총 103명 중 자격증이 유효한 사람은 80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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