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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HI 미국 영한 의료 통역 시험 준비 중간 소감

omnibux 2024. 5. 2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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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어 통번역을 부업으로 하고 있다. 개인 영어 역량을 키우고자 의료계 영어를 공부하다가 욕심을 내서 미국 영한 의료통역 자격증 시험을 공부하고 있다. 제대로 공부한 지는 열흘 정도 되었고 하루에 서너 시간만 공부할 뿐인데 벌써 번아웃이 오고 있다. 사실 번아웃이라기보다는 자격증 시험을 보기도 전에 회의감이 들고 있다. 왜 그런지 중간 소감을 쓰겠다. 현재 나는 미국의 National Board of Certification for Medical Interpreters의 의료통역 자격증 NBCHI-Korean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국가공인 의료통역 자격시험이 있기는 한데, 일년에 단 한번만 시험볼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볼 가치가 없다고 단정지었다.

 

번아웃과 회의감의 이유

내가 반쯤 번아웃을 겪으며 의료통역에 회의감을 느끼는 가장 큰 원인은 통번역이 아주 고급 수준이 아니라면 결국 AI가 대체할 분야이기 때문이다.

 

구글 번역, 파파고와 같은 번역 앱이나 웹사이트를 쓰면 날로 발전하고 고도화되는 번역능력을 느낄 수 있다.

 

챗 GPT-4O 같은 인공지능은 웬만한 그저 그런 인턴이나 사회초년생보다 사무직 능력이 더 뛰어나다.

 

이런 세상의 변화에서 나처럼 순발력 떨어지고 말재주 없는 사람이 통번역으로 사이드 허슬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 것이다.

 

두 번째로 내가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찾기 쉽지 않다.

 

나는 가정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애들 챙기는 것이 첫 번째 우선순위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오프라인 장시간 통역은 일이 들어와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애들이 고등학교를 다 졸업할 때까지는 6년이란 시간이 남았는데, 그 이후에는 부모님들이 다들 80세가 넘으면서 부모님 케어하느라 풀타임으로 오래 일하기 힘들 수도 있다.

 

현재도 간병 인력이 부족해서 한 달에 400만 원쯤을 올캐시로 간병인에게 줘야 하는 실정이다.

 

앞으로 6년 10년 뒤에는 노인의 수는 적체되는데 간병인 수는 더 줄어서 간병인 수당이 더 오를 것이다.

 

그럴 거면 내가 세전 월 1000 벌더라도 세금 내고 남은 돈을 간병인에게 쓸 바에는 파트타임으로 노인 봐줄 사람을 쓰고 나는 간간히 용돈벌이하는 것이 날 것이다.

 

세 번째로는 내가 의료 쪽을 처음 공부해서 모르는 단어나 표현이 너무 많은 것이다.

 

확실히 간호나 의료계통 공부하는 사람은 나보다는 의료통역 공부하기 쉬울 것이다.

 

희망회로

약간의 희망회로를 돌리자면 만약 자격증을 따고 미국 통역 에이전시에서 리모트 통역가로 하루 4시간 정도 활동하는 옵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현재 한국에서 살고 있어서  한국에서 리모트로 근무가 가능한지 체크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한국에서 외국인 대상으로 통역 프리랜스를 뛰는 것이다. 업워크에서 올라온 잡을 신청 하거나 마이리얼트립에다가 나의 서비스를 팔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옵션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내가 본 일회성 의료통역 잡 포스팅을 보면 일의 종료가 나의 애들 픽업시간 훨씬 후여서 도저히 내가 일할 수 없는 것이다.

 

애들 학교 셔틀버스비가 인당 연 400-500만 원이니, 내가 통역으로 연 2000만 원 이상은 벌어야 세금 낼 거 다 내고 셔틀버스비를 내고 적자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파트타임 프리랜서 통역가로 역 2000만 원 벌기가 쉽지는 않으니까... 일은 죽어라고 했는데 오히려 가정경제는 적자이고 나는 체력적 정신적으로 소모가 너무 커서 엄두가 안 난다.

 

내가 지금 페이스로 공부할 수 있는 날이 열흘 정도 남았는데, 열흘만 더 해보고 때려치울지 말지 결정해야겠다.

 

하지만 계속 이 자격증을 따면 나는 얼마를 더 벌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계속 나의 머릿속을 맴돈다.

 

#주부부업 #통번역 #의료통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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