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끄적끄적

후회하는 소비 지출 결혼식 돌잔치 애들 전집

omnibux 2024. 5. 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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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이들이 중학생 정도고 나도 나이가 덜 들어서 단정 짓기 쉽지 않지만, 나와 관련된 소비 지출 중 돈 아까운 것 몇 가지를 정리해 보련다. 제일 돈 아까운 지출은 결혼식 비용이다. 물론 내가 낸 게 아니라 부모님이 쓰신 것이다. 사실 나는 결혼식이란 제도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결혼도 별로인데, 관공서에 가서 혼인신고만 하고 끝내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모님에게 떠밀리듯 양가 부모님들이 원하시는 대로 결혼식을 네임드 호텔에서 으리으리하게 했다. 나중에 친정 아빠 말씀에 따르면 거의 억대가 나왔단다. 사실 정신 하나도 없고 그런데 반나절도 안 걸리는 행사에 왜 그렇게 많이 돈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웨딩포토를 안 찍어서 약간 돈을 아꼈다고 치겠다. 어쨌건 내가 쓴 돈은 아니지만 부모님들의 보여주기를 위해서 쓴 아까운 소비이다. 두 번째로 아까운 것은 돌잔치 비용이다. 첫째는 미국에서는 우리 부부의 결정으로 소박하게 첫째의 돌잔치를 했었다. 반면 둘째는 시댁의 첫아들의 손자래서 (현재까지도 유일한 손자이다) 눈치 보다가 시댁에서 우리가 결혼식 한 호텔에서 돌잔치를 했다. 친가 외가 할머니 이모 고모 정도까지 오셨는데, 우리 덕분에 잘 드시고 좋기는 했다. 그래도 굳이 크게 식사를 할 필요는 없었을 것 같다. 그나마 답례품이나 퀴즈 선물은 없어서 약간의 돈은 아꼈다. 그 외 아이들이 어릴 적에 전집을 몇 세트를 사느라 쓴 몇 백만 원이 아깝다. 애들은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읽지 책을 하나하나 다 읽지는 않는다. 정 전집을 사고 싶으면 중고로 사길 추천한다. 그 외 후회하지는 않은데 찝찝한 소비는 아이들의 교육비이다. 우리는 아이들을 외국인학교에 보내느라 애들 수업료로 많은 돈을 쓴다. 돈만 생각하면 내가 애들을 미국에서 기르면서 괜찮은 학군의 공립학교를 보내는 것이 더 싸고 애들이 영어를 더 잘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아이들은 한국어를 잘 못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기러기 생활을 해야 하는 가족의 안정감과 소속감이 많이 떨어졌을 것이다. 내가 한 소비 중 아까워하지 않은 소비는 해외 여행인 것 같다. 새로운 곳에 가서 탐색하는 게 내 즐거움이고 미리 리서치를 잘 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해외여행을 가니까. 반면 국내여행은 써야 하는 비용에 비해 여행으로 인한 즐거움이나 감동이 적어서 돈값을 못하는 것 같다. 물건의 경우 내가 잘 사지 않아서 후회할 소비는 한동안 없었다. 다만 대학교 때 디자인 실기수업한다고 미술도구를 필요이상으로 산 것이 돈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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