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 정보/외국인 학교 경험담

내가 만났던 외국인학교/국제학교/이중언어학교 출신들

omnibux 2022. 9. 2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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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오고 나서 한동안 미국에 가지 못하겠다는 전망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무슨 일이 생겨도 꼭 외국인학교에 보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제가 젊은 시절에 만난 외국인학교, 국제학교, 또는 이중언어학교 출신에게서 좋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가 영어를 어느 정도 익숙하게 한 다음에는 이들의 영어가 원어민 급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뛰어난 적응력이나 사고의 유연함, 사회 체제보다는 본인의 역량에 더 의지하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미래의 어쩌면 각자 도생해야 하는 글로벌 세상에서 가장 유리한 덕목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 간접적으로 알고 지내던 외국인학교, 국제학교, 이중언어학교 출신들에 대한 제 경험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물론 이들은 저와 같은 세대거나 좀 더 나이가 많아서, 이들이 학교 다니던 환경은 요즘 한국 내 외국인학교나 국제학교 환경과는 많이 달랐을 것입니다.


케이스 1 (미국, 이란 이중국적)
이 분은 저희 부모님 세대래서 요즘 시각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이 분은 이란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인데, 무역업을 하던 아버지 덕분에 미국 시민권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란에서 어릴 적부터 이중언어 학교를 다녔는데, 고등학교 때 이란 혁명(1974년)이 일어나면서 이란 전역의 학교가 한동안 문을 닫았답니다. 한동안 공부를 못하게 되니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와 그녀의 동생은 하버드를 다니던 삼촌에게 보냈습니다. 자매는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보딩 스쿨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녀가 이란 내 이중언어 학교에서 영어를 배웠지만,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접한 미국 영어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고 하더군요.

대학교는 UC버클리를 나오고 미국에서 일하다가 다시 이란으로 돌아가서 일했습니다. 이란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으로 중간에 이탈리아로 가서 일하기도 하고, 이탈리아어도 어느 정도 구사하게 공부했습니다. 그러다가 거의 50이 다 된 나이에 컬럼비아 대학교에 석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본래 컴퓨터를 쓰는 일을 했던지라 컴퓨터와 디지털 자료에 의존 많이 하는 요즘 대학원 공부도 무리 없이 잘 수행했습니다. 속도는 느렸지만 꼼꼼하게 공부 잘하는 스타일이었고 졸업할 때 이란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란에서 자기 논문 내용을 훔칠 수도 있다며 빨리 출판해야 한다고 서두르더라고요. 신분 문제가 없으니 미국에서 계속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졸업하자마자 다시 이란으로 돌아갔습니다.

케이스 2 (페루 국적+미국 영주권이었으나, 후에 미국 시민권 받음)
이 분은 저와 비슷한 세대인데, 어릴 적부터 페루의 외국인학교인가 국제학교를 나왔다고 합니다. 페루에 있는 대학교를 나와서 일하다가, 미국인 남성과 결혼해서 영주권 받고 시민권 받은 케이스입니다. 대학원은 미국에서 나왔습니다. 낙천적인 성격이었는데 계속 약속 시간에 늦었습니다. 일단 영어 회화가 가능하고 영어로 비즈니스 업무가 가능하니, 자기가 원하면 금방 직장 잡더라고요.

케이스 3 (한국 국적)
선교사 가정 자녀로 제3세계의 외국인학교에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학부를 한국으로 오게 된 케이스입니다. 서울대와 연세대에 합격을 했었는데, 당시에는 한국 사회 분위기를 너무 몰라서 서울대-연세대 차이가 하버드대-예일대 차이 정도로 알고 연세대를 선택해서 왔답니다. 영어가 모국어(원어민급)여서 1학년 때는 한국말을 거의 못해서 고생하다가 대학 다닌 지 1-2년 후에 금방 한국말을 따라잡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자신은 한국말 아직 힘들다고, 특히 어려운 공적인 언어 나오면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리포트나 학교 숙제 다 한국말로 어찌어찌해냈습니다. 학교 졸업 후 영어 교육 쪽에 종사하다가 교육 전공으로 공부를 더 하려고 한국의 대학원에 지원했는데, 대학원들은 졸업한 학부가 교육 관련 학과가 아니라고 계속 떨어뜨리더래요. 결국 유펜에 가서 석사 받아 왔습니다.

그녀와 같이 일을 하고 있으면, 그녀가 우리가 평소에 갇혀 사는 틀 밖에서 사고한다는 것을 보고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았습니다.

케이스 4 (미국 국적)
부모님께서 미국에서 공부하실 때 미국에서 태어난 후 유치원 때쯤 한국에 온 케이스입니다. 이 집에는 자녀가 총 두 명이었는데, 첫째인 이 분만 한국의 외국인학교 다니고 둘째는 못 다녔다고 하네요. 한국의 외국인학교에서 고등학교 졸업까지 하고 미국 학사-석사-박사 하시다가 한국에 직장 오퍼를 받고 오셨습니다. 미국에서 학교 다닐 적에는 스마트하게 공부나 일을 잘하셨다고 하는데요. 반면 평상시에 한국어로 대화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다가, 회의할 때 어려운 단어나 표현 나오면 이 분이 좀 힘들어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네요. 그래도 영어를 잘하고 국적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한국어 구사가 가능하니 한국에 좋은 기회를 잡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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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케이스들도 있는데, 설명이 한두 줄로 끝날 것 같아서 별로 영양가 없어 보이네요. 여기까지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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