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보내야 할까?: 외국인학교/국제학교? 영어유치원? 한국 유치원? (나의 난제+관찰)

지금도 제가 최종 결론을 못 낸 난제가 있습니다. 아이가 어릴 적에 영어를 학습으로 공부 힘들게 시키는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더 국제적인 분위기에서 생활 속 영어로 스며들게 하는 국제학교/외국인학교가 더 좋을까요? 아니면 모국어를 먼저 완벽하게 하게 한국유치원을 보내고 초등학교부터 외국인학교/국제학교를 보내는 것이 더 좋을까요?

저는 그냥 어딜 가든 두 언어 모두 늦어도 세네 살 정도부터는 인위적으로 추가로 공부시켜야 한다는 임의적인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애들이 어른이 된 다음에는 생각이 바뀔 수 있지만요.

아이들을 외국인학교를 보내며 다양한 한국계 가정을 보았습니다. 엄마가 한국말을 거의 못하고 어릴 적부터 외국인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한국말을 거의 못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최민수, 강주은 님 가정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처럼 집에서 한국어 쓰는 집의 아이는 대부분 한국어가 제일 편한 언어가 되더라고요. 또는 부모 모두 2세 교포 거나 외국인이라도 '아기' 때부터 한국 어린이집 다닌 아이들은 한국어를 유창하게 합니다. 하지만 따로 한국어 공부 인풋이 없다면 아이들이 잘하는 한국어는 집에서 쓰는 쉬운 말이지, 학교에서 쓰거나 사회에서 쓰는 공적 언어는 아닙니다.

쉽지 않은 주제로, 저희 집에서도 아이들이 말(한국어)로 실수하거나 대화가 매끄럽지 않으면 부부간 갈등으로 격화됩니다. "나는 애들이 한국학교 다녀서 한국말을 완벽하게 하고 외국인학교 보내고 싶었단 말이야." 하면서요.

한국 유치원 다니다가 외국인학교 1학년으로 오거나, 한국유치원ㅡ한국학교 저학년 다니다가 외국인학교로 전학한 아이들은 초반에 언어적응으로 스트레스 많이 받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러면 그 집의 둘째 아이는 아예 공부 많이 시키는 영어유치원에 보내서 영어공부 열공시키는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공부 많이 시키는 게이트(Gate)나 PSA 같이 공부 많이 시키는 영어유치원을 보면, 한국 나이 다섯 살, 여섯 살, 일곱 살 아이들이 영어를 공부로 엄청 열심히 하게 시킵니다. 그냥 그 영어유치원의 분위기가 그렇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좀 받겠지만 대부분 적응합니다. 하지만 매주 단어 시험을 치기 때문에 멘탈 약한 아이들은 스트레스받고 매주 단어 시험 치기 싫다고 유치원 등원을 거부하는 아이들이 있었답니다.

그런 힘든 영어유치원에서 외국인학교 1학년으로 온 아이들은 외국인학교만 다녔던 아이들의 무지함에 깜짝 놀랍니다. 자신은 간단한 영어 단어는 다 쓸 줄 알고 글씨도 훌륭한데, 외국인학교에 있는 아이들은 제대로 철자를 암기하는 단어가 거의 없고, 글씨도 안습 그 자체거든요.

만약 이 아이들 모두 추가로 학교 밖에서 영어공부를 시키지 않으면 초등학교 고학년쯤에는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 평준화되는 것 같았습니다. 다만 모두들 네이티브 수준은 아니고 fluent 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이런 아이의 영어실력에 만족하는 부모님이 계시겠지만, 저같이 욕심 많은 엄마는 그게 안 되는 겁니다. 저는 애들이 결국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의 네이티브 스피커와 막 불 튀기는 토론을 하고, 관리직도 수행할 수 있으면 좋겠거든요.

동시에 애들 한국말이 한국학교 다니는 애들보다 한국어 구사력이 떨어지면, 혹시 애들이 한국으로 대학 진학하거나 한국에서 살고 싶을 때 불리해질까 봐 또 불안한 겁니다. 우리가 엄청난 재벌 집안이 아닌 이상에야, 아이들이 한국말을 어느 정도 잘해야지 한국에서의 비즈니스가 매끄러울 것이거든요..

이런 고민이 많아서 지금 내린 제 결론은 애들이 힘들겠지만 언어는 엑스트라 돈과 시간을 들여서 두 배로 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저희는 애들과 제가 에너지가 딸려서 한국어 영어만 일단 집중하고 있습니다. 애들 학교에서 다른 외국어도 배우기는 하는데 그것까지는 제가 도와줄 여력이 안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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